성령은 누구이신가?
성령은, 그리스도의 수난하고 부활하신 인간성을 성부의 오른편에 앉게 하시어 영광스럽게 하신 원동력이므로 또한 그리스도와 결합된 모든 믿는 이들을 영광스럽게 해주실 원동력이십니다. 그래서 교회 전통은 ‘성령’을 ‘교회의 영혼’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영혼에 의해 살아있듯이 교회도 성령에 의해 살아있다는 말입니다. 성령께서 교회의 혼이시라면,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는 분 역시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성화의 은총으로 죄를 용서하시고,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할 자격을 부여하시어, 새사람이 될 힘을 주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사람에게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초자연적 덕성을 주시어 사람이 구원진리를 올바로 믿게 하시고, 그 믿음에 의지하여 주님께서 약속하고 허락하신 영생을 바라며 모든 피조물 위에 하느님을 더 사랑하는 열정을 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은 신자 개인을 성화 시킬 뿐만 아니라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교회를 성화 시키십니다. 예수께서 교회의 모든 내용들을 만드신 분이시라면, 성령은 교회가 교회로서 존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시는 분으로, 교회 일치와 보편성의 근원일 뿐 아니라 교회가 복음 선포를 하는 원천이 되는 분이십니다.
성령 강림
교회의 전례력으로는 부활시기가「성령강림 대축일」로 마감됩니다. 이것은 성령강림이 예수 부활과 별도의 사건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결되는 하나의 사건임을 보여줍니다. 성령강림과 함께 초대교회가 기쁘고 담대히 복음 선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 부활 체험 덕분이었습니다. 예수 부활 이후에도 두려움과 의심 때문에 조심스러운 상태에 있던 사도들은 성령을 받은 후에야 기쁘고 담대하게 이방인과 유다인들에게 예수 부활을 증거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성령강림’과 ‘예수 부활’은 서로를 비추는 빛으로써, 성령강림은 부활 신비의 절정인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들의 첫 번째 증언(사도 2,14~36)을 통해 3,000여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감화를 받아 세례를 받고 서로 도와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는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들의 모임이야말로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성령강림일’을 ‘교회의 창립일’로 기념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은사
성령강림은 교회의 시작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교회의 성장을 위해 계속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성령께서는 성화은총으로 오늘날에도 계속 은사를 베푸십니다. 성령의 그 여러 가지 도움을 흔히 성령 칠은이라 하여 슬기, 통달, 의견, 지식, 굳셈(용기), 효경, 경외심(두려워함)을 일컫습니다.
슬기는 인간이 하느님의 사랑을 세속 사랑보다 귀하게 아는 지혜를 말하며,
통달(지각)은 구원진리를 인간 지력의 한계 내에서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의견은 선악에 대한 바른 판단력을 도우며,
지식은 믿을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을 식별하는 은사입니다.
굳셈(용기)의 은사는 신앙생활에 수반하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며,
효경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더하게 하고,
경외심은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상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하는 은사입니다.
그러나 이 칠은(七恩)은 완전을 상징하는 7이라는 숫자의 상징적 의미를 존중하여 만든 것이고 성령의 은사를 일곱 가지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은사는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로 특별한 사람들만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은사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해 거저 주시는 선물을 총칭합니다.
이 은사는 신자들로 하여금 봉사하게 하여 하느님의 몸이 되는
교회를 세우는데 첫 번째 목적이 있고,
둘째는 하느님 백성의 일치를 위해서다.
아울러 셋째는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결국 성령의 은사는, 교회의 건설과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위해 하나가 됨에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세례와 견진 성사를 통해 성령이 거처하게 된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성령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하며 그 은사를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여야 합니다.
「성령의 일곱 가지 은혜를 바라는 기도」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께서는 하늘로 오르시기 전에, 성령을 보내시어
사도들과 제자들에게 이루시던 주님의 사업을 완수하기로 약속하셨으니,
제게도 같은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은총과 사랑의 사업을 제 안에 완성하소서.
슬기의 영을 제게 주시어,
이 세상의 없어져 버릴 것들을 쫓지 않고 영원한 것만을 찾고 바라게 하시며.
깨달음의 영을 주시어,
주님의 신성한 진리의 빛으로 저의 머리를 비추시며,
의견의 영을 주시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고 천국을 얻기에 가장 확실한 길을 택하게 하시며,
굳셈의 영을 주시어,
주님을 모시고 저의 십자가를 지고 가며 저의 구원을 가로막는 온갖 장애를
용감히 이겨내게 하소서.
지식의 영을 주시어,
하느님을 알고 저를 알며 성인들의 예지로 완전한 사람이 되게 하시며,
효경의 영을 주시어,
하느님을 섬김이 감미롭고 사랑스러운 일이 되게 하시며,
두려움의 영을 주시어,
하느님께 경애심을 갖고 어떤 일로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사랑하올 주님!
주님의 참다운 제자 되는 표를 제게 새기시고,
모든 일에서 주님의 영으로 저를 일으켜 세우소서. 아멘.
「성령께 드리는 9일 기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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